'별하늘'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4.03.24 별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대상 10가지
  2. 2014.01.14 오늘 밤하늘은 어떨까? - 별자리판
  3. 2014.01.02 별하늘 사진 어떻게 판독할까? - astrometry
  4. 2013.12.26 카시오페이아
  5. 2013.12.26 [딸래미와 별보러가기 8] 페르세우스 유성우 이야기

별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대상 10가지

취미가 별보기라고 하면 거의 대부분 사람들은 신기해하며, 거의 언제 한번 따라가겠다라는 말들을 한다.. (십중구쩜구명은 그냥 하는 소리다라는 걸 뻔히 안다.)

십중구쩜구명중 영쩜일명은 한번은 따라오긴 하는데.. 두번까지 따라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정도면 진짜 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별보는 관측지라는데가 도심에서 꽤 떨어져있고, 밤에 돌아다니는 일이라 꽤 피곤한 취미인데.. 시간쓰고 체력 써가면서 간 것에 비해 실망이 큰 것이 그 이유일것이다.

처음 관측지에 도착해서 차에서 내리는 순간.. 아~ 별이 많다.. 하며.. 감탄으로 시작하지만, 거기서 끝이다.

도심보다 4~5도 기온이 낮아 쌀쌀하거나, 여름이라면 모기와의 전쟁을 치루어야 하는 악조건 속에서, 망원경을 설치하는 2~30분간 별 하늘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고..

망원경 설치해서 봐봐야 뭐가 있다고 하는데 뭐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고.. (몇가지 밝고 큰 대상이 아닌 이상 처음 보는 사람은 뭔가를 보기 힘들다..)

1시간 이상 차를 타고 온데다 밤늦은 시간이니 졸음을 쏟아지고.. 어두워서 한치앞도 분간하기 어려운데 라이트를 켜는 건 관측지 예의가 아니라고 하며 하지 말라하고..

무엇보다 생리현상을 해결할 화장실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래서 별보는거에 동경만 가진 처음 보는 사람들 잘 데려가지 않으려고 한다.)

 

이런 악조건에서도 별을 보겠다는 사람이라면, 꼭 보여주고 싶은 (또는 별보러 나왔으면 꼭 한번은 봐야하는) 대상을 한번 정리해본다.

수도권 (서울,경기) 관측지를 기준으로 하며, 몇 년에 한번 올까말까하는 천문이벤트는 제외한다. (모두 1년 내에 보는게 가능한 것들이다.)

8인치 이하의 중소구경 천체망원경을 기준으로 하고, 주변시 등 관측법을 모르는 사람도 바로 볼 수 있는 것들을 대상으로 한다.

 

1. 별이 쏟아질 것 같은 여름 밤하늘

처음 관측지에 온 사람들은 관측지의 별하늘을 보고 감탄을 한다. 별이 쏟아질 듯 하다면서, 거의 별이 보이지 않는 도심에서만 살던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일일지도..

별이 쏟아질 것 같은 밤하늘을 제대로 보려면 여름 밤하늘을 봐야 한다. (어느 계절에 가도 처음 가는 사람눈에는 별이 쏟아질듯한 하늘이긴하다..)

하늘 높이 여름 은하수가 가로지르며, 남쪽에는 은하의 중심이 위치한, 별이 쏟아질 듯한 별하늘은 여름이다.

봄은 은하의 계절이라고, 망원경으로 은하를 관측하기에 좋은 때이지만, 화려한 별하늘은 아니다.

가을은 하늘이 우리 은하의 바깥쪽을 향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밝은 별도 거의 없는 밍숭맹숭한 하늘이다. 수수한 가을 은하수만이 한쪽 구석을 채워줄 뿐..

겨울은 밝은 별들이 많아 반짝반짝하지만, 역시 우리 은하의 바깥쪽이다보니, 별이 무수히 많은 계절은 아니다. 특히 겨울 은하수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들다.

수도권 내 관측지 중에서는 양평 벗고개 정도는 가서 봐줘야 한다.

2012년 8월 13일 양평 벗고개에서 촬영


2. 봄철 새벽녘에 떠오르는 은하수

4월이 되면, 새벽 2시~3시 사이에 남동쪽에서 은하의 중심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좋은 관측지에서는 은하의 중심이 떠오르면서 어두운 하늘에 우유가 번지는 듯한 장관을 볼 수 있다.

왜 양키들이 은하수를 Milkyway라 부르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도심에서만 살았던 사람들은 하늘에 은하수가 떠있어도 은하수인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냥 희끗한 구름이겠거니 하는데,

은하수의 가장 화려한 부분인 궁수자리 은하수가 산위로 떠오르면서 어두운 하늘이 밝게 열리는 장면은 봄이 오면 꼭 봐야하는 별하늘이다.

수도권 내 관측지 중에서는 양평 벗고개 정도는 가야 볼만한다.


2013년 4월 13일 양평 벗고개에서 촬영

 

3. 쌍안장치로 보는 달

처음 별을 보는 사람들에게는 달만 보여줘도 신기해한다. 도심에서도 매번 보는 달을 망원경을 봤을 때, 하나하나 보이는 분화구, 산맥 등등

눈이 시릴만큼 밝은 달은 익숙하기도 하면서, 사진으로 보던 것을 눈으로 실제 본다는 것에 감탄하기도 한다. 천체관측에서 달은 시작이자 끝인 대상이기도 하다.

그런 달이지만, 쌍안장치로 보면 달이 입체로 보이며, 하늘과 달이 분리된 마치 3D 영화의 한장면같이 볼 수 있다.

사진처럼 밋밋한 달이 아닌 하늘과의 공간감을 느낄 수 있는 쌍안장치로 보는 달은 달 관측의 최고가 아닐까 싶다.

굳이 관측지까지 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볼 수 있는 대상.


2013년 5월 23일 촬영

 

4. 행성

태양계의 행성은 어떤걸 보여줘도 좋다. 금성,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수성은 태양과 가까워서 보기 힘들고, 해왕성은 너무 멀어 별처럼 보인다.)

특히 목성의 줄무늬와 위성, 토성의 고리는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좋은 대상이다.

비록 콩알보다 작은 크기지만, 그 작은 크기의 대상에서 줄무늬나 고리의 간극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오래 관측을 한 사람에게도 신비롭다.

천왕성은 목성이나 토성에 비해 잘 안보는 대상이긴 하지만, 청록색의 천왕성은 고배율로 한번 관측할만한 대상이다.

굳이 관측지라 아니더라도 볼 수 있다. (하드디스크를 날려먹어서 사진이 없다.. 사진이 없어.. ㅠ.ㅠ)

2013년 3월 22일 핸드폰으로 촬영한 토성

 

5. 오리온 대성운 (M42)

9월이 되면 새벽녘에 동쪽하늘에서 오리온자리가 뜨기 시작한다.

밋밋한 가을 밤하늘에 플레아데스가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볼만한 것들이 많아지는데, 그 중 오리온 대성운이 백미이다.

오리온 대성운이 올라오기 시작하면 이제 겨울이 오는 구나 할 정도로 겨울 밤하늘을 대표하는 대상이다.

처음 천체망원경을 보는 사람들도 오리온 대성운은 보기 쉽다.

밝고 커, 하늘에 따라서는 성운기가 동그랗게 펴지는데, 육안으로는 보지 못하는 대상을 천체망원경으로 본다는 것을 한번에 이해하기 좋은 대상이다.

중심부에 M43이 있지만, e, f별 분해는 처음 보는 사람들이 보기엔 어렵다. 그냥 중간에 작은 산개성단이 있는데, 거기서는 별들이 생성되는 곳이라는 정도로만 설명하는게..

서울, 경기 수도권 내의 관측지에서라면 날이 좋을 때나, 최소 벗고개 정도는 되어야 제대로 볼 수 있다.

2014년 3월 10일 촬영

 

6. 광시야로 보는 플레아데스 (M45)

플레아데스는 가을 밤하늘에서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대상인데, 날이 좋으면 그 형태도 볼 수 있을 만큼 크고 밝다.

천체망원경으로 플레아데스를 보면, 생각보다 이쁘지 않다. 밝은 별들이 총총있지만, 시직경이 워낙 커서 광시야가 아닌 경우 전체 모양을 인지할 수 없다.

플레아데스는 쌍안경이나 600mm 이하의 광시야로 전체 모양을 볼 때 가장 이쁘다.

(플레아데스 전체를 보기 위해서 50mm 아이피스도 가지고 있지만. 시야에 꽉 차는 것보다 여유가 있어야 한다.)

도심에서도 쌍안경으로 볼 수 있다.

2013년 8월 25일 촬영. – 글은 광시야인데, 사진은 천체망원경으로 촬영한.. 전체에서 조금 짤린 플레아데스..

 

7. 페르세우스 이중성단 (NGC 869, 884)

처음 보는 사람에게 산개성단, 구상성단 설명해도, 이해하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그러나 페르세우스 이중성단은 산개성단을 설명하기에 좋은 대상이다.

게다가 산개성단 두개가 한 시야에 보여지니, 신기하기도 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별들이 이쁘기도 하고..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기에 아주 좋다.

여름부터 겨울까지 볼 수 있다. 강서중 정도는 가줘야 별들이 반짝반짝한게 보이지 않을까?

2013년 11월 29일 촬영

 

8. 올빼미성단 (NGC 457)

영문명은 Owl Cluster로 올빼미 성단이지만, ET성단으로 더 많이 알려져있다.

딱 보기에 올빼미보다 팔벌리고 있는 앉을뱅이 ET의 모양이 더 연상되기 때문인데, ET를 알고 있는 사람은 시야 중심에만 도입해줘도 ET라는 것을 바로 연상한다.

별들이 배치되어있는 모양이 유명한 다른 것과 매치되는 대상들이 처음 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좋다. 소금을 흩뿌려놓은 M35도 좋은 대상이다.

NGC457은 북극성과 가까운 카시오페이아 자리에 있어, 1년 중 보이지 않는 때가 적은 편이다.

강서중 정도는 가줘야 잘 볼 수 있을 듯

2013년 12월 3일 촬영

 

9. 알비레오 이중성 (HR 7418, SAO 87302)

이중성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알비레오일 것이다. 천체망원경으로 봤을 때 두개의 별로 분해되는 것 이외에, 빨갛고 파란 두 별의 색깔이 보이기 때문이다.

밤하늘의 수많은 이중성들이 분해되는 것을 봐도 신기해하는데, 색깔까지 느낄 수 있으니..

주변에 방해가 안된다면, 별지시기로 한번 찍어주고 천체망원경으로 보여주는 것이 이중성을 보여주는데 좋은 방법일 것이다.

색깔이 있는 별은 별을 처음보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좋은 대상이다. 그냥 하얗게 빛날 줄만 알았던 별이 색깔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신기하다고 느낀다.

세페우스 자리의 가넷스타 (석류석별), 전갈자리 안타레스, 목동자리 아크투르스 등등이 그 대상이다.

2014년 3월 22일 촬영

 

10. 유성우

밤하늘을 보고 있으면 하루에 한두개씩은 유성을 볼 수 있다. (한두개? 너무 많은가? 여튼 종종 볼 수 있다.)

별똥별이라고 하며, 봤을 때 소원을 빌어야하는.. 뭔가 운이 좋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다.

기간이 며칠 안되고, 월령에 날씨까지 고려했을 때 1년에 한두번 기회가 있는 유성우지만, 한번 보게 되면 별하늘을 다시 보게 하는 대상이다.

복사점을 중심으로 사방에서 뚝.. 뚝.. 떨어지는 유성우는 별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계속 별을 보던 사람에게도 좋은 대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ZHR이 높은 페르세우스, 쌍둥이자리, 용자리 유성우가 3대 유성우이다.

여름인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가장 보기 편하지 않을까? (습도만 해결할 수 있다면..)


2014년 1월 3일 촬영 사분의자리 유성우

 

별을 보는 사람이라면 위 10가지는 거의 다 봤을 대상일 것이다. 그만큼 접하기 쉬운 대상이기도 하고, 그리고 나름대로 위 10가지 외에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보여줘서 반응이 좋은 대상들이 있을 것이다.

(구상성단이 빠진 이유는 내가 눈이 안 좋아서 초점이 일반인과 아예 다르다보니,. 고배율로 구상성단 분해를 잘 못해준다는 것.. 구상성단을 넣자면, 오메가 센터우리를 넣고 싶다.

은하가 빠진 이유는 은하는 8인치 이하 중소구경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은 보기 어렵다라는.. 안드로메다는 핵만 보여서.. 대표적인 실망 대상 )

 

별보기를 시작한지 얼마 안된 분들, 주변에 별본다는 사람이 있어 한두번 따라나왔던 분들.. 이 10가지중에서 몇가지나 보셨나요?




2014. 1. 14. 01:10

오늘 밤하늘은 어떨까? - 별자리판

최근 스마트폰에 좋은 성도 어플리케이션이 많이 나와, 거의 쓰이지 않는 별자리판


예전에는 별자리판으로 관측 시간을 돌려보면서 대충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떤 것들을 볼 수 있을지를 가늠했다.

예상 관측 시작 시간부터 종료까지를 천천히 돌려보면서 어떤 순서로 대상을 볼 것인지, 어느 별자리가 몇시쯤에 올라오니 그 별자리의 어떤 대상을 볼지를 정하고, 성도에 호핑할 것을 그려가면서 준비를 한 후에야 관측을 나가야 그 날 관측을 충실히 할 수 있었다.


디지털 성도가 많지만 가끔 돌려가면서 별자리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첫 번째 양면 회전 별자리판이다. 스카이솔루션에서 제작/판매하고 있고, 특징이라면 앞쪽에는 북쪽 별자리가, 뒤쪽에는 남쪽 별자리를 볼 수 있다. 하늘 전체를 보여주다보면, 남쪽 별자리는 왜곡되게 되는데, 양면 회전 별자리판은 남쪽도 왜곡없는 별자리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앞뒤 번갈아 보는 것은 웬지 좀 불편하다. 뒤쪽에 남쪽 별자리가 그려져있어, 다른 별자리판보다 추가 정보가 적다. 사용법과 계절별 별자리만 보여준다. 재질은 PP로 튼튼하다. 크기는 210mm 정도다.

 

신한국형 별자리판. 천문우주기획에서 제작/판매하고 있는 별자리판으로, 우리나라는 동경 135도를 표준시로 쓰다보니 실제 별이 뜨는 시간이 표준시와 30분의 차이가 있어, 이 오차를 보정한 별자리판이라고 한다. 시간환이 바깥쪽과 안쪽에 있어, 국내에서 쓸 경우 바깥쪽, 해외에서 쓸 경우 안쪽의 시간환을 쓰면 된다고 한다. 뒷면에는 별자리 찾는 법이 그림과 함께 설명되어있다. 크기는 250mm 정도지만 별하늘창 크기는 4개 중 가장 크다.


아트지 종이로 되어있고, 손으로 뜯어서 조립하는 방식의 회전 별자리판. 한국의 시간대에 맞춰 제작된 별자리판으로, 받침대가 있어 세워놓고 볼 수도 있다. 뒷면은 계절별 별자리가 설명되어있다.


하늘기획에서 제작/판매하는 별자리판 한국 시간에 맞춰 보정되었다는 설명은 없다. 다른 별자리판과 약간 다른 것을 보여주면 보정이 안된 것 같기도 하다. (추측) 재질은 PVC고 직경 200mm 정도.. 다른 별자리판은 검은 바탕이지만, 이 건 역으로 되어있어서 보기가 제일 편하다. 앞뒤로 빽빽하게 별자리 찾는 법, 밝은 메시에, 유성우 정보 등을 채워넣었다.



별자리판은 둘레에는 날짜환과 시간환. 두 개의 환이 있다. (신한국형 별자리판은 3개이다.) 관측할 날짜와 시간을 맞닿게 하면 그 날의 그 시간에 보여지는 별자리가 보여지는 방식이다. 위 사진은 날짜환의 1월 13일과 시간환의 0시를 맞춘 것이다.

위 역시 같은 1월 13일 0시의 별하늘이다. GOTO와 디지털 성도로 인해 실제 관측 계획을 잡거나 할 때는 쓰지 않지만, 가끔 돌려가면서 오늘은 몇시쯤에 무슨 별자리가 뜨네~ 하다보면 1년 별자리 돌아가는 걸 어느새 알게 된다.




2014. 1. 2. 00:44

별하늘 사진 어떻게 판독할까? - astrometry

별하늘 사진을 찍다보면 가장 난감할 때가 어딜 찍었는지 잘 모를 때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필터개조 카메라로 은하수 방향의 하늘을 찍은 사진들을 보정하면 깨알같이 올라오는 별빛에 이게 무슨 별자리인지도 잘 모를 때가 있다. (소프트 필터를 써도 모를 때가..)

이럴때마다 위치와 별자리, 별을 판독해주는 astrometry 사이트를 이용한다.

뭔가 별들은 많은데 뭐가 찍혔는지를 모르겠다. (도마뱀자리를 찍은건데 제대로 찍은건지도 모르겠고..)



Astrometry에 위 사진을 업로드하면 다음과 같이 판독을 해준다.

도마뱀자리가 짤리긴했지만 찍히긴 찍혔구나..

 


다음은 별자리선을 그어주면 끝..

http://nova.astrometry.net/




2013. 12. 26. 23:57

카시오페이아

                                                                                      Figure 1. 카시오페이아 2013년 9월 26일

필터개조한 Canon 350D로 촬영. 라이브뷰가 안되는 기종이다보니 초점 맞추기가 쉽지 않음

게다가 로우패스필터만 뜯어낸 누드라서 무한대가 일치하지 않다라는.. (낮에 무한대 맞춰놓고 쓸 수 없는..)




2013. 12. 26. 23:15

[딸래미와 별보러가기 8] 페르세우스 유성우 이야기

 

지난 8월 13일 새벽3시 12분부터 4시 27분까지 페르세우스 유성우 극대기였습니다. 극대기 며칠전부터 많은 언론에서 130년만의 우주쇼, 하늘의 별비 등 매우 오버한 기사를 쏟아냈기에 많은 분들이 기대하시고, 새벽에 별을 보러 나오셨지만, 언론에서 말하던 그 화려한 우주쇼는 없었습니다.

유성우를 말할 때 ZHR이라는 숫자로 이야기 합니다. 시간에 떨어지는 유성의 수를 말하는데,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ZHR이 100~120정도입니다. 유성우라 하기 어려운 숫자입니다. 유성우는 일반적으로 ZHR이 300이상은 되어야 합니다. ZHR이 120이라면 1시간에 120개 정도, 사람의 눈으로 구분할 수 있는 유성은 이중 70%정도입니다. 1분에 1~2개 볼 수 있는 정도입니다.

이번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못보셨다면, 11월 중순의 사자자리 유성우가 있습니다.


왼쪽 큰 유성 하나 떨어짐.. 2013년 8월 13일 양평에서 촬영

 페르세우스 유성우 관측을 위해.. 주말도 아닌 평일이지만, 방학이라 성연이는 시골 내려가 있어 큰 부담없이 장비를 챙기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평소에 전화해도 놀기 바쁘다고, 명탐정 코난 보기 바쁘다며 전화를 안받던 성연이가 전화를 한 것이다.


“아빠, 내일 새벽이 페르세우스 유성우라고 뉴스에 나왔는데.. 나 유성우 볼꺼야”

“유성우 극대기는 새벽 3시이후야.. 얼렁 자야지.. 무슨 유성우를 본다고 그래?”

“아빠 유성우 보러 갈꺼지?”

“웅”

“내일 회사 안가? 회사가서 잘라구?”

“회사 갈꺼야.. 아빠는 밤새워 별을 보고 와도 회사에서 일할 수 있어”

“나 빼놓고 혼자 가는거야? 유성우보러?”

“성연이 지금 충주에 있잖아. 그러니까 혼자가지”

“쳇”

“성연이가 서울에 있어도 너무 늦은 새벽이라 아빠 혼자 갔을꺼야”

“난 여기서 유성우 볼꺼야!!!!!”

“어여 일찍 자. 착한 어린이만 일찍 자는거 아냐.. 나쁜 성연이도 일찍 자야지 키라도 크지.. 아빠 닮아서 엉뚱한데 키도 안크면 안돼.. 키라도 커야지..”

“난 유성우 볼꺼야!!!”

“그러시던가..”


전화를 끊고 양평으로 출발했다.


양평에 도착하니 평일임에도 유성우를 보려고 온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 서울 근교에서는 그나마 하늘 상태가 좋은 관측지라, 조금이라도 검색하면 알 수 있는 곳이다보니..

도착해서 타임랩스 촬영을 위해 카메라를 셋팅하고.. 적도의 정렬하고, 점상 촬영을 위한 카메라를 설치하고.. 돗자리를 폈다.

유성우를 보는 것은 망원경으로 보는것보다, 자리깔고 누워서 보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


누워서 하늘을 보고 있자니, 자꾸 구름이 많아지는게 불안하다.

카시오페아 자리 아래로 페르세우스 자리가 보이기 시작하는거 보니 그 사이에 복사점은 충분히 올라왔는데.. 구름이 끼었다가 개었다가.. 카시오페아 자리가 보였다 안보였다하는거보니.. 날씨는 그다지 안좋은 상태...


새벽 1시30분.. 그동안 촬영한 분량이 메모리의 70%에 달하고.. 3시 극대기부터 다시 촬영하기 위해 카메라를 잠시 껐다..

작은 보조 망원경을 꺼내서 여기저기 관측을 시작하고.. 3시가 되자 하늘이 열리는 듯 하더니..

안개가 자욱하게 끼기 시작했다.


망했다. 안개 상태를 보아하니 걷힐 안개가 아니다. 극대기 시간이 되었는데.. 눈물을 머금고 철수했다..


돌아와서 촬영분을 보니, 유성우를 찍은건지 구름을 찍은건지.. 그래도 구름 사이로 유성이 몇개 떨어지는게 보이니..


13일 저녁..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다시 촬영하러 장비를 챙기고 있는데.. 성연이한테 전화가 왔다.


“아빠 유성우 봤어?”

“구름때문에 잘 안보였는데 보긴 봤어”

“난 유성우 볼라구 밤새웠는데 못봤어!!! 아빠만 보고!! 아빠 미워!!”

“잉? 밤을 새웠다고?”

“웅.. 유성우 본다구 밤새우면서 옥상에 올라갔다 내려왔다 했는데 유성우 못봤어..”

“이런.. 유성우가 어디서 떨어지는지는 알고 밤새운거야?”

“하늘에 하나도 안보이던데..”

“할머니댁은 남향집에 2층 방때문에 북쪽이 안보여.. 옥상에서는.. 페르세우스 자리는 북동쪽에 있어”

“잉?”

“할머니댁 옥상에서는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안보인단말야..”

“뭐야.. 유성우 볼라구 밤새웠는데..”

“그럼 아빠한테 전화라도 하지.. 어짜피 밤새우는데..”

“몰라.. 아빠만 보고.. 아빠 나빠.. 혼자 보고..”

“구름이 왔다갔다하지만 그래도 타임랩스 영상 찍은거 있어.. 그거라도 보여줄께.. 서울오면”

“싫어, 아빠 싫어.. 치사한 아빠.. 혼자보고..”

“뭐야?”

“이제 내 앞에서 페르세우스 유성우의 ‘페’ 소리도 하지마!!!!”


어이없는 딸래미 같으니라구..


이제 가을에는 페가수스 별자리가 보이는데.. 페가수스 자리로 별자리 찾는걸 알려줘야하는데..

‘페’자를 못하면 어떻게 알려주지..?


가을은하수 2013년 8월 13일 양평에서 촬영

 

8월 14일 촬영분 중 두개의 유성이 지나가는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