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8. 23:47

Meade ETX-125PE 사용기



 

 

   

1. ETX에 대한 오해
- ETX는 가격대 성능비가 떨어진다.
 코망이 시중에 풀린 후로 더했지만, 이전부터 ETX에 대한 평가는 그랬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맞습니다. 가격대 성능비가 떨어집니다.
신품가로 200만원에 육박하면서 5인치밖에 안되는 구경.. 어설픈 만듦새.. 부정확한 GOTO..
중고가는 100만원 언저리라는 걸 염두에 둔다면.. (전 90에 떠나보냈습니다만..)
그 가격에 ETX 수준의 망원경을 구한다는 건 쉽지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막스토브 5인치에 GOTO 경위대.. (GOTO 경위대를 찾기 쉽지 않네요..)
ETX의 가격대 성능비에 대한 비교는 어디까지나 돕소니안에 비해서라고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려봅니다.
돕소니안의 가격대 성능비를 따라갈 망원경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ETX는 돕소니안과는 다른 부류로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알루미늄케이스 하나와 가대면 모든 구성품이 완료입니다. 포터블함에서 돕소니안과 비교할 수 없죠
ETX에 안시 성능을 돕소니안과 비교하면 답이 없듯이 포터블함을 돕소니안에 적용한다면 돕소니안이
답이 없을 겁니다.
- ETX는 안시성능이 떨어진다.
5인치 구경의 한계는 있습니다만, 상대적으로 차폐율이 적은 막스토브 방식입니다.
반사나 슈미트에 있는 광축에 대한 스트레스도 없습니다.
막스토브는 밀폐형이어서 경통에 큰 충격을 주지 않는 한 광축이 나갈 일이 거의 없습니다.
의외로 ETX의 경통은 괜찮습니다. 시상이 최고가 아닌 날에도 300~400배는 거뜬이 보여줬습니다.
(물론 편차는 있겠지만.. - 뽑기운이 좋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주의 : 아이피스가 좋아야 합니다.)
냉각만 잘 시킨다면 평균 이상의 상을 보여주는 경통입니다.
메시에 목록 대부분은 ETX로 관측을 했습니다.

   

   

2. ETX를 ETX답게 써보기 위해서...
ETX는 출시된지 오래된 만큼 단점이 많은 기종입니다.
부실한 포크암.. 백래쉬.. 부정확한 GOTO.. 포커싱의 불편함.. 이미지 쉬프트.. 주경흘러내림 등..
열거하자면 몇페이지를 쓸 수 있습니다.


ETX-125PE의 중요한 모듈인 LNT모듈이 작동하지 않아 A/S를 갔을때도..
미드코리아 담당자가 만듦새가 부실하다면서, 모든 선을 다시 배치해주셨습니다. (무료로..)
PE는 LNT모듈이 연결되어있어, LNT모듈이 내장되어있는 레드닷파인더를 분리할 수가 없는데..
레드닷파인더가 연결되어있는 상판이 나사 하나로 고정되어 있어 덜렁덜렁거립니다..
매번 파인더 정렬을 다시 해줘야 하죠..

ETX의 기어는 플라스틱으로 되어있습니다. 금속으로 되어있는 것보다 내구성이 약합니다.
오차도 있고.. 아이피스쪽이 무거우면 흘러내리기도 합니다.
주경 이동을 이용한 포커싱 방식에서는 고질적인 이미지 쉬프트나 주경흘러내림은 ETX도 마찬가지입니다.

ETX의 포크암의 고정 다이얼(?)은 내부가 플라스틱이라 너무 꽉 돌려주면 내부 부품이 깨질 수도 있습니다.
적당한 힘으로 조여줘야하는데 이게 약하면 흘러내립니다.
뒤에 카메라 등 무거운걸 연결하지 않으면 큰 문제가 없어 약간 느슨하게 고정하고 쓰다가..
안정적인 관측을 위해서 웨이트발란스를 붙여주었습니다.
ETX 경통 아래에는 1/4 (3/8..?) 나사산이 있습니다. 도브테일플레이트 하나 연결해주고 300g 무게추를 달아서
조정해주니 매우 안정적이 되었습니다. 무게 중심을 잘 맞춰주면 아주 스무스하게 움직입니다.
ETX에 내장된 모터는 코망과는 달리 5인치 경통에 여러가지 달아도 충분히 움직여줄 만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코망은 카메라가 좀 무거워도 경통이 처지고 올리지를 못하더군요..)

   

백래쉬로 인한 지연은 Autostar의 기능 중에 반응 속도를 조절하는 옵션이 있습니다.
값을 올려주면 반응 속도가 빨라집니다. (기본값은 0으로 100에 가까울 수록 빠릅니다.)
Autostar의 기본 기능으로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합니다.
몇번 값을 조정해가면서 자신에게 맞는 값을 찾으면 됩니다.

   

부정확한 GOTO.. 저도 처음 ETX를 사고서 2개월간 GOTO로 뭔가를 찾은 적이 없습니다.
매번 관측 나가서 정렬한다고 아크투르스와 스피카만 보고 왔습니다.
주로 별하늘 사진 촬영을 했으니 그냥 저냥 살았습니다.
ETX의 GOTO 성능에 실망하셨다면 다음을 체크해보세요..
ETX는 1900mm의 장촛점입니다. 기본 번들 26mm는 73배율입니다만.. 프뢰슬이다보니 시야가 넓지 못합니다.
좀 더 광각으로 장촛점 광시야 아이피스를 써보면 거의 대부분은 시야에 넣어줌을 알 수 있습니다.
수평은 기본이고, 파인더 정렬은 필수입니다.
아예 십자선 아이피스까지 동원해서 정렬했습니다.
그래도 잘 안된다면.. Autostar의 기능을 활용합니다.
미드의 Autostar는 상당히 디테일한 부분까지 준비되어있습니다.
(코망의 넥스타는 아직 많이 안써봐서 단정지을 수 없지만 Autostar보다 못한듯합니다.)
Autostar를 이용한 스타호핑이라고 할까요.. 그런 기능이 Autostar에 있습니다.
setup - telescope - high precision을 on으로 하면
GOTO 실행시 바로 그 대상으로 가지 않고 주변의 가까운별로 이동합니다.
그 별을 아이피스 중앙으로 이동시키고 엔터를 누르면 그 위치를 기준으로 원래 지정한 대상을 찾아갑니다.
지정한 대상을 시야에 도입했다면 엔터키를 눌러 싱크를 시켜주면 정밀도는 높아집니다.
그래도 찾는 대상이 시야에 없다면.. 주변 탐색으로 찾을 수 있습니다.
GOTO버튼을 길게 눌러주면 주변을 자동으로 훑습니다. 보고 있다가 대상이 보이면 엔터를 누르고
싱크 해주면 됩니다.
ETX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GPS까지 추가로 연결했더니 정밀도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모터 트레이닝이나 센서트레이닝은 가끔 해주면 만족할 만한 정밀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포커싱의 불편함
이건 답이 없습니다. 구조 자체가 그래서.. 모터포커스로 해결했습니다.
코망처럼 떨리는 정도는 아니지만 워낙 고배율이다보니 400배 이상으로 대상을 볼 때
포커싱하는게 불가능합니다. 그냥 모터포커스를 달 수 밖에 없더군요..
플렉시블노브를 처음 이베이에서 직수입했는데 천정부근을 관측할 때는 경통과 가대 사이의 공간이 적어
플렉시블노브도 끼어버립니다. (선이 얇으면 모르겠네요.. - 제가 구입한 건 굵은거라..)
주경 흘러내림은 천정부근을 2~3시간 관측해야 좀 흘러내릴까 정도니 신경을 쓸 필요는 없지만..
흘러내렸을 경우 다시 포커싱할 때 모터포커스나 플렉시블노브라도 없으면 정말 난감합니다.
손이 들어갈 공간이 매우 좁습니다.

 

   

이미지쉬프트
이미지쉬프트는 고가의 카세그레인 경통이 아니면 다 상존합니다.
ETX도 이미지쉬프트가 있습니다만.. 주경이 5인치로 큰 편이 아니니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ETX를 제대로 써보기 위해서는 투자할 것이 꽤 있었습니다.
민감하지 않으신 분이라면 굳이 투자할 정도인가 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3. ETX.. 사진과 안시..


ETX는 어중간합니다.
구경으로 인해 안시도 어중간하고.. 사진 촬영을 위한 준비는 되어있는데 사진을 본격적으로 하긴 아쉽고..
ETX의 가대는 적도의식으로 전환이 가능합니다.
상판을 들어올릴 수 있습니다. 근데 이게 생각보다 정밀합니다.
상판들 들어올리고 방향을 이리저리 틀어 북극성을 시야 중앙에 정렬하고 Autostar에서 적도의식으로 셋팅하면
적도의식으로 동작을 합니다.
ETX의 뒤에 카메라를 연결하면 가대에 걸려 범위가 좁은데 적도의식으로 전환하면 아주 여유롭지는 않지만 쓸만합니다.
게다가 별매의 ETX-back cell를 뒤에 연결하면 카세그레인용 악세서리들을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리듀서, 비축가이드 등등..)
굳이 뒤에 연결하지 않고 위쪽에 연결해도 웬만한 건 다 촬영할 수 있습니다.
위에 카메라를 연결했다고 모터에 무리가 갈 정도는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안시와 사진을 어느정도는 다 할 수 있는 전천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본격적으로 하기에는 부족합니다.
ETX의 가대는 생각보다 튼튼합니다. 상이 흔들릴 정도로 부실하지 않습니다.
가끔 코망하고 비교가 있는데.. 코망과 비교 자체가 안됩니다. (그만큼 코망이 부실하다는 얘기죠..)

 

   

4. ETX의 안시성능
ETX로 관측하면서 가장 불편한건 안시성능이 떨어지는게 아니라 고배율이라서 문제였습니다.
M31이 30mm 82도 광시야 아이피스에서도 한 시야에 안들어옵니다.
기본 번들인 26mm로 보면 핵만 보여서 솜털 뭉친 것밖에 안보입니다.
기본 1.25인치만 지원하기 때문에 1.25 - 2인치 어댑터를 구해서 2인치 장촛점 아이피스를 사용했습니다.
그래도.. 한 시야에 안들어오는 것들이 많습니다.
좋은 건 날카로운 별상이었습니다. 굴절에 비견될 만한 날카로움이 있고, 색수차도 거의 없습니다..
(촛점비가 길다보니.. - 주변부는 쫌 안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약간 퍼지는 것과 스파이더 회절상이 있는 게 분위기 있어 좋은데..
그런거 없습니다. 플레아데스가 밝은 별 총총만 있는 건 큰 불만이었습니다.
5인치지만 볼만한 것들은 다 볼 수 있습니다.
Autostar의 목록에는 블랙홀이 왜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볼 수 있는것도 아닌데..
여튼 Autostar 목록 모두를 볼 수는 없습니다.
별상이 날카로와 구상성단과 산개성단이 성운이나 은하보다는 더 좋습니다.
그보다 더 좋은건 행성상이구요.
코망보다 더 잘보이는 건 확실합니다.

   

   

5. ETX 액세서리
바로우 : ETX는 플립미러가 내장인데다 미러부터 아이피스 홀더까지 거리가 짧아 슬리브가 짧은 숏바로우만 가능합니다.
롱바로우는 플립미러와 충돌할 수 있습니다.


정립프리즘 : ETX 뒤쪽은 외경이 1.25인치와 비슷한 크기라 전용 정립프리즘이 필요합니다. back-cell이라는 걸 끼우면
카세그레인용 정립프리즘 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1.25-2인치 어댑터 : 2인치 아이피스를 사용하려면 써야합니다. 장촛점 아이피스는 2인치가 많다보니 있는게 아무래도
좋습니다. 비네팅이나 이런건 없습니다.


파포컬링 : 플립미러를 이용해서 배율을 전환해서 보려면 파포컬링이 있어야 합니다. 위와 뒤의 촛점거리가 안맞습니다.
파포컬링으로 잡아놓지 않으면 미러를 올리고 내릴 때마다 촛점을 다시 잡아줘야 합니다.


GPS : GPS의 유무에 따라 정밀도 차이가 의외로 큽니다. 얼라인 시 처음 별을 찾아가는 정도가 다릅니다.
리듀서 : ETX는 F15입니다. 사진 촬영을 하려면 리듀서는 필수이고. 막스토브에는 코마수차 보정이 다소 되기 때문에
코마콜렉터보다는 플래트너 기능이 있는게 좋습니다.

   

6. 마치며
GOTO에 포터블함에 간편함에 ETX 시리즈에 꽂혀서 질문하시는 초보분들이 많으셨는데..
이젠 코망 때문에 그런 분들도 적어진 듯 합니다.
차 트렁크와 뒷좌석에 가득 채워서 관측지와서 조립하고.. 광축 정렬하고.. 파인더 정렬해서 스타호핑으로 별찾는것과
트렁크에 알루미늄 박스 하나와 가대 넣고 관측지 와서 가대 세우고 망원경 올리고 GOTO로 찾아서 별 보는 것은
천지 차이죠.. 물론 GOTO도 별자리를 알아야하지만.. (ETX-125PE는 Automatic align으로 별을 몰라도 됩니다.)
제대로 관측한다고 한다면 ETX는 많이 부족하기도 하고 투자도 많이 해야 하는 망원경입니다.
그러나 가볍게 캠핑가서 펴놓고 잠깐 보고 할 정도라면.. 그냥 별보다가 달 좀 크게 보고 할 정도라면
ETX를 따라올 망원경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코망과 ETX를 둘다 내놓고 먼저 팔리는 걸 팔고 하나는 딸래미를 주려고 했는데..
역시나 코망 문의가 많아서 딸래미한테는 ETX를 주겠다고 한 상태인데.. 아쉽게도 코망 문의가
모두 택배거래라서 성사가 안되던 차에 ETX를 인수하시겠다는 분이 나타나셔서 떠나보냈습니다.
사실 ETX가 좀 아쉽긴 합니다. 그만큼 정도 많이 쏟았는데..
ETX는 일반적인 관측 차원에서 봤을 때 가성비 떨어지는 망원경일 뿐.. 조금 용도를 다르게 보았을 때는
매우 좋은 망원경이 아닐까 합니다.

 
PS> 결론 : 망원경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건 자기가 어떻게 쓰냐가 아닐까 합니다.